경제 살리기부터…"박정희·김대중 정책도 필요하면 가져다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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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대
취임사 - 경제성장 핵심 키워드 '실용'
이 대통령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 되겠다"
취임사서 새 정부 비전 제시
"개인도, 국가도 경제 성장해야 나눌 수 있어
분열 정치 끝내고 국민행복 시대 열어갈 시간"
짙은 빨강·파랑 배색된 넥타이 매고 취임 선서
취임사 - 경제성장 핵심 키워드 '실용'
이 대통령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 되겠다"
취임사서 새 정부 비전 제시
"개인도, 국가도 경제 성장해야 나눌 수 있어
분열 정치 끝내고 국민행복 시대 열어갈 시간"
짙은 빨강·파랑 배색된 넥타이 매고 취임 선서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취임사 격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우리를 갈라놓은 혐오와 대결 위에 공존과 화해, 연대의 다리를 놓고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 행복 시대를 활짝 열어젖힐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깊고 큰 상처 위에 희망을 꽃피우라는 준엄한 명령과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라는 그 간절한 염원에 응답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정권, 이재명 정부는 정의로운 통합 정부, 유연한 실용 정부가 될 것”이라며 ‘통합’과 ‘실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을 언급하며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고, 실용을 강조하면서는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 초반기 가라앉은 민생 경기를 되살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해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면서 “개인도, 국가도 성장해야 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취임 선서는 군(軍) 예포 발사와 퍼레이드 같은 별도 행사 없이 우원식 국회의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국회의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위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식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짙은 빨강과 파랑이 사선으로 배색된 넥타이를 매고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 선서에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21분 이 대통령 당선을 확정했고, 이 대통령은 이때부터 대통령 임기가 시작됐다. 오전 8시7분에는 인천 계양구 사저에서 김명수 합참의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국군 통수권 이양 보고를 받았다. 취임 선서를 마치고는 국회 사랑재로 이동해 우 국회의장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대표와 오찬을 했다. 메뉴는 통합을 의미하는 비빔밥이 나왔다.

보호무역·AI 등 대전환 직면…보수·진보 정책 상관없이
유용하면 모두 가져다 쓸 것…위기돌파 위해 野와 실용적 타협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선서 직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제시한 민생 회복과 경제 성장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실용’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중도보수 진영을 겨냥해 과감한 우클릭 행보를 보였다. 진보 진영의 전통적 가치인 분배 노선을 추구하면서도 보수 담론인 성장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취임 후 첫 대국민 메시지에서 실용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앞으로 임기 5년간 ‘탈이념, 실용주의 노선’을 일관되게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李 “유연한 실용정부 될 것”

이 대통령은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필요하고 유능하면 구별 없이 (정책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보수 정권 정책이든 진보 정권 정책이든 좌우를 가리지 않고 민생과 경제에 보탬이 되는 정책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가져다 쓰겠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겠다”며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네거티브 규제는 금지된 게 아니면 일단 허용하는 방식이다. 일단 금지해놓고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전환은 윤석열 정부 등 주로 보수 정권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과제다.
다만 이 대통령은 규제는 과감히 풀되 시장질서 교란 행위는 엄단하겠다고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규칙을 어겨 이익을 얻고 규칙을 지켜 피해를 입는 것은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며 “특권적 지위와 특혜가 사라진 공정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나라, 두터운 사회 안전 매트로 위험한 도전이 가능한 나라여야 혁신도, 새로운 성장도 가능하다”고 했다. 나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환 시대·복합위기 대응”
이 대통령이 이처럼 철저히 실용적 정책 노선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건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산업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대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며 “낡은 질서가 퇴조하고 새 질서, 문명사적 대전환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초과학기술 신문명 시대, 눈 깜짝할 새 페이지가 넘어가는 인공지능(AI)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이 대통령은 기후변화 위기와 각국의 보호무역 정책 기조 강화,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급격한 국제 질서 변화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는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영역에서 엉킨 실타래처럼 겹겹이 쌓인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며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등 야당과의 관계도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성과를 내기 위해 야당에 내줄 건 내주고 얻을 건 얻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공존과 통합의 가치 위에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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